바람에 정원
하루를 둘러보아도 모자란, 뇌세포 힐링 '수수께끼' 정크아트
참고사항 | 관람객을 위한 카페, 식당 등 편의 시설이 준비되지 않았어요. (준비중) 음료 반입은 가능해요 쓰레기는 최대한 되가져가세요. |
로컬패스 혜택 | 눈치보지 마시고 당당히 입장해 무료 관람하세요. (작가님을 만나면 로컬즈 보고 왔다고 말씀해주시면 좋아요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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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막이옛길 건너편, 괴산호를 두르는 좁은 도로가 똟리기 전까지는 산에 산을 걸어 넘어야 도달할 수 있었다는 괴산 또 하나의 오지.
여름철 계곡에 발 담그러 잠깐 사람이 붐비는 갈론마을, 이곳으로 오시면 바람에정원을 만날 수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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입구 간판만 보면 무심결에 지나치는 펜션 같아요. 아무런 반전도 없을 것 같아요.
바람에정원의 '에'는 오타가 아니라고 해요. '나'라는 개념의 주어가 숨겨져 있다고 해요. 입구부터 뇌세포를 흔들어대고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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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에정원 정크아트 전시장, 아직은 미완성 상태라고 이정주 작가님은 말씀하세요.
쉬어갈 수 있는 카페나 식당 하나 없이 손님을 들여 불편하게 하는걸 불편해 하시는것 같아요.
정원 구석구석 눈동자 또렷한 작품들은 나 봐달라고 아우성인데 말이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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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로컬즈는 작정한 삼고초려 후에 '작가에게만 미완성' 상태의 바람에정원 정크아트 작품 전시장을 여러분께 소개할 수 있게 되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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버려진 '쓰레기'를 주워 와 자르고 붙여가며 누구나 이름을 댈 수 있는 형상이 만들어졌어요.
벌레이든 짐승이든 딱 한두가지의 특징만 살리면 생각했던 완성품이 만들어진다고 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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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치 숟가락이, 가스통이, 타이어가, 폐공구가 새 생명을 얻은 듯 작품에 살아있어요.
원 재료의 질감과 형상을 훼손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친근한 작품이 될 수 있었어요.
특별히 공들인 작품 옆에는 푯말을 볼 수 있어요.
간결하지만 난해한 듯 적어 둔 글귀는 작품이 가진 이야기의 '힌트'가 되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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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진지한 작품에는 작가님이 의도한 깨알같은 디테일과 이야기가 숨어있어요.
왜 지게에 숯을 지고 있는지, 다리 관절은 왜 저리 불편해 보이는지, 시선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.
작가가 말하려는 이야기를 완성시키려면,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를 읽어야 한다는 숙제를 얻게 되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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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시에서 듣고 공부한 사고를 초기화할 수 있다면, 바람에정원을 백 배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요.
잠시 사춘기 오지 않은 초등학생의 뇌세포를 소환해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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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게 뭐지? 라는 의문이 생긴다면, 또는 작품 옆을 지나는 작가님의 질문을 받는다면.
진지하지 않게, 천진난만하게, 짧게 생각해 나오는 농담같은 한마디가 작품의 실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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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린이를 대동하고 작품이 무엇을 말하는지, 글귀를 문제로 삼고 수수께끼 풀 듯 이야기해보세요.
작가의 설명이 필요 없는 그럴싸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을거예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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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에정원 주변으로는 작가님이 손수 조성한 산책로를 걸어볼 수 있어요.
나름의 스토리를 만들어 두신 146개의 돌탑과 이끼바위, 구석구석 숨어있는 작품들이 여러분의 한시간을 추가 강탈할 예정이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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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에정원은 현재 펜션으로 운영되고 있어요.
펜션 건물까지 작가님의 공구질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해요. 기계와 인부는 지붕 올릴때만 어쩔 수 없이 사용했다고 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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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가님은 음악, 미술, 문학 분야의 지역 작가와 함꼐 자연 속 전시장을 만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.
옆마당을 넓게 덮은 듶풀은 국화라고 해요, 이게 만발할때 쯤 뜻하는 산골 문화예술 축제가 열린다면 아주 감동적일 것 같아요.